토스카나, 시간의 흐름이 멈춘 그곳으로의 여행

이탈리아 토스카나토스카나, 시간의 흐름이 멈춘 그곳으로의 여행

 

로마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나는 아침 일찍 도로 위에 올랐다.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설레고,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늘의 목적지는 토스카나,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들이다. 마치 오래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나는 차를 몰고 첫 번째 목적지인 치비따 디 반뇨 레지오를 향해 달렸다.

 

하늘 위의 마을, 치비따 디 반뇨 레지오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비추는 치비따 디 반뇨 레지오에 도착하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에니메이션 영화 ‘천공의 섬 라퓨타’의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좁은 다리를 건너 마을에 들어서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고요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이 마을이 침식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발도르차,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음 목적지는 발도르차 평원이다. ‘글래디에이터’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 유명한 이곳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한 폭의 명화를 연상케 한다. 차를 멈추고 드넓은 평원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른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기분이다.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 보면, 이곳이 왜 서구인들의 마음의 고향인지 이해하게 된다.

 

피엔차, 사랑이 머무는 길

피엔차 마을에 도착했을 때, 나는 마을 전체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마음이 녹았다. 이곳에는 ‘사랑의 길'(Via del Amore)이 있다. 걷기만 해도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 길은, 아기자기한 골목과 작은 상점들로 가득하다.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마을을 탐방하고, 자유시간에는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작은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즐겼다. 사랑이 머무는 이곳에서의 순간들이 마음 깊이 새겨졌다.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향연

점심 식사 후 몬테풀치아노로 향했다. 이곳은 900년 전통을 자랑하는 ‘Nobile di Montepulciano’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에트루리아인들이 살던 동굴을 와인 저장고로 사용하는 데리치 가문의 와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토스카나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3종의 와인을 시음하며, 토스카나 전통의 안주를 맛보는 시간은 그야말로 황홀했다. 와인의 깊은 향과 맛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주었다.

 

노을 속의 귀환

여행의 끝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기지만, 로마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노을은 이번 여행의 완벽한 마무리였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의 여정을 되새겨본다. 치비따 디 반뇨 레지오의 신비로움, 발도르차의 평온함, 피엔차의 따뜻함, 그리고 몬테풀치아노의 와인 향기까지. 짧지만 강렬했던 토스카나 소도시 여행은 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졌다.

 

여러분도 로마의 일상에서 벗어나, 토스카나의 숨겨진 보석들을 탐방해 보세요. 시간이 멈춘 듯한 그곳에서, 여러분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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