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 강을 따라 떠난 하루 부다페스트 근교에서 만난 세 가지 이야기

부다페스트 근교 여행

다뉴브 강을 따라 떠난 하루 부다페스트 근교에서 만난 세 가지 이야기

 

때로는 도시에 머무는 것만으로는 여행의 참맛을 다 느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부다페스트는 매력적인 도시지만,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저는 부다페스트의 북쪽으로 흐르는 다뉴브 강을 따라 하루 동안 작은 마을 세 곳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역사와 풍경,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 마음 깊숙이 자리하게 되었죠.

 

에스테르곰에서 느낀 옛 왕국의 숨결

여행의 첫 발걸음은 에스테르곰이었습니다. 부다페스트를 떠나 헝가리의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한때 이 나라의 수도였던 에스테르곰에 도착하게 됩니다. 도시의 중심에 우뚝 솟아있는 대성당은 멀리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저를 마치 중세로 초대하는 듯했죠.

 

성당 안에 들어섰을 때, 그 웅장함에 압도되어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바티칸을 연상시키는 성당 내부와 세계에서 가장 큰 성화가 걸려 있는 제단 앞에서, 저는 헝가리 초대 왕 이슈트반이 이곳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였던 순간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성당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다뉴브 강과 그 너머 슬로바키아의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화로움을 선사했어요.

 

슬로바키아 땅을 잠깐 밟아보는 경험도 색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묘한 설렘, 그리고 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에스테르곰의 모습은 마치 엽서 속 장면 같았습니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며 맛본 슬로바키아 생맥주는 작은 모험의 보너스 같은 느낌이었죠.

 

비셰그라드에서 만난 중세의 파노라마

다음으로 향한 곳은 비셰그라드였습니다. 차로 얼마 달리지 않아 도착한 이곳에서, 저는 다뉴브 강을 따라 펼쳐진 절경에 다시 한번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강이 S자로 굽이쳐 흐르는 모습과 그 주위를 감싸는 숲과 마을들은, 마치 중세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비셰그라드 요새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었습니다. 헝가리의 왕들이 이곳에서 머물며 나라를 다스렸던 역사의 무대였죠. 특히 1335년, 이곳에서 동유럽 세 나라의 왕들이 모여 동맹을 맺었던 이야기는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요새 꼭대기에 올라서서 바라본 다뉴브 강의 풍경은 마치 중세의 영광과 슬픔을 함께 담고 있는 듯한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저 눈앞에 펼쳐진 경치에 빠져, 시간을 잊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죠. 사진 몇 장으로 이 아름다움을 모두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로요.

 

센텐드레에서 만난 예술과 낭만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예술가들의 마을, 센텐드레였습니다.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 사로잡혔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아기자기한 건물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작은 갤러리와 상점들. 모든 것이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죠.

 

센텐드레를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건물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작품처럼 느껴지고,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한동안 머물며, 헝가리 전통 음식을 맛보고,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시음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센텐드레에서의 시간은 마치 짧지만 달콤한 휴식 같았습니다. 예술과 낭만이 가득한 이 마을에서, 저는 헝가리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부다페스트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서

이렇게 다녀온 부다페스트 근교 여행은 제게 새로운 영감을 주었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지닌 마을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죠. 하루 동안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저는 헝가리의 깊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부다페스트를 여행하신다면, 잠시 도시를 벗어나 이 아름다운 마을들을 찾아 떠나보세요. 도시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헝가리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여행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작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다음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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