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여행 두브로브니크 선셋 야경투어

두브로브니크 여행

크로아티아 여행 두브로브니크 선셋 야경투어

 

두브로브니크의 황혼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여행 중 들른 수많은 도시들 중에서도 두브로브니크의 일몰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그날은 내가 크로아티아 여행 중에서도 가장 기대하던 날이었다. 도시의 붉은 지붕들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전경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순간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여정은 구시가의 후문, Vrata od Ploca에서 시작되었다. 작은 버스 정거장에서 가이드를 만나 전용차에 오르자, 두근거리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다. 해안 도로를 달리며 멀리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는 그저 아름다웠다. 붉은 성벽과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위로 낮게 드리운 노을빛이 어우러져 나를 한 순간에 사로잡았다.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이 경치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줌을 당겨보니,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가 나무들 사이로 아련히 보였다.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으며 ‘여기까지 오길 정말 잘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는 산길을 따라 계속 올라갔다. 스르지 산에 가까워질수록 두브로브니크의 전경은 점점 더 웅장하게 다가왔다. 파노라마 촬영 스팟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는 차를 멈추고 우리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나는 이곳에서 카메라를 손에 들고, 눈앞에 펼쳐진 두브로브니크의 모습을 천천히 담아냈다. 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구항구와 그 너머의 바다는 평화로웠고, 그 위로 뻗은 하늘은 점차 황금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스르지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나폴레옹 십자가 동산에서 내려다본 두브로브니크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구시가와 성벽, 그리고 마을 전체가 황금빛 석양 아래서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시간을 잊고, 두브로브니크가 황혼에 잠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순간만큼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일몰이 끝나고 난 뒤, 나는 전망대 옆 노천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시켰다. 바람이 살짝 불어오는 절벽 위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나는 여행의 피로가 모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꼈다. 두브로브니크의 야경은 일몰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성벽 사이로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서, 도시 전체가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찼다.

 

그날 밤, 두브로브니크의 황혼은 내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만난 이 특별한 순간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두브로브니크의 일몰을 보고 있노라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게 된다. 여행이란, 이렇게 우리의 마음에 작은 빛을 남겨주는 것이 아닐까? 두브로브니크에서의 황혼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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